1982년이면, 1979년 10․26 사건 이후 1980년 4월까지 한반도에 찾아온 소위 ‘서울의 봄’을 무장 탱크를 몰고 와 일거에 잠재우고, 저 처절한 5월 광주 학살을 거쳐, 삼청교육대와 언론 통폐합으로 상징되는 강력한 통제 정치를 펼치던 쿠데타 세력이 정식으로 집권해 제 5공화국의 개통을 선언한 지 2년째 되는 해다. 9시 시보를 알림과 동시에 어김없이 “전두환 대통령은……” 하는 뉴스가 나오고, 그래서 아예 텔레비전을 꺼버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해서 ‘뚜전딱’이라는 유행어가 만들어져 유포되던 시절이다. 보도는 통제되고 표현물은 검열되고 있었으며 공연도 회합도 감시 대상이 되고 있었다.
그러나 유신 말기부터 두드러지기 시작한 민주화의 움직임은 ‘광주 민주화운동’을 기점으로 각개 약진으로 전 지역으로, 전 계층으로 향해 가는 중이었다. 문학 분야만 해도, 신군부의 언론 통폐합 조치 때 강제 폐간된 『창작과 비평』 『문학과 지성』 『월간 중앙』 『뿌리깊은나무』 등의 잡지 영역을 『실천문학』 『우리 시대의 문학』 등의 무크지나 『시운동』 『시와 경제』 『오월시』 등의 동인지들이 줄을 이으며 다양한 층위에서 넓혀가고 있었다. 정치적 폭력이 뚜렷했던 만큼 그에 대항하는 소집단들의 창의적인 움직임은 더 전면적으로 보였고, 그로부터 ‘민중문학’이라는 이름의 기치가 뚜렷해지고 있었다.
이럴 즈음, 문학출판계에 하나의 신화가 탄생하고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이문열’이라는 이름이다. 그가 1979년 신춘문예 사상 처음 시도된 중편소설 부문(동아일보)에서 「새하곡」이라는 소설로 당선(이순의 「부자실습」과 공동 당선)했을 때도 대형일 거라는 예감은 있었다. 그런데 결과는 예감 이상이었고, 이전 문학계의 어떤 신화보다도 더 확실한 신화로 이어졌다(어쩌면 식민지 시대의 이광수와 비견된다 하겠다). 그 신화의 일차적 점화는 물론 1979년 ‘오늘의작가상’ 수상작 「사람의 아들」이 담당했다.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이후 장편소설로 개작하는 과정을 겪고도 오늘날까지 스테디셀러로 군림해 오고 있는 작품이다.
『사람의 아들』 이후 1982년까지 이문열은 모두 네 권의 소설책을 낸다. 『그해 겨울』(1980), 『어둠의 그늘』(1981), 『젊은날의 초상』(1981), 『황제를 위하여』(1982) 등이 그것이다. 이 중 『황제를 위하여』는 장편이고 일부는 연작 형태, 나머지는 개별 중단편들을 모은 것이다. 발표량도 폭발적이고, 그 문학적 세계도 다양하지만, 또 놀라운 것은 분량이 채 차기도 전에 곧바로 책이 탄생한다는 것이다. 이는 이미 출판계가 그의 신화 탄생에 동참하고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젊은날의 초상』의 경우는 어떤가 하면, 이 안에 각각 다른 중편으로 발표된 세 편이 연작으로 이어졌는데, 맨 먼저 발표되어 이미 앞선 책의 표제작으로 나간 「그해 겨울」(1979)이 연작의 마지막으로 구성되고, 뒤에 발표된 「하구」와 「우리 기쁜 젊은날」이 1․2부로 자리잡아 있다. 1981년 11월에 1판 1쇄를 찍은 이 책은 1996년 3월 개정판을 내기 전까지 무려 42쇄를 찍었으니, 그 무렵의 인기에다 그 이후의 영향력까지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1991년에는 같은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감독 곽지균).
이문열은 1984년에 장편 『영웅시대』를 내고, 1990년대 중반 들어 대하소설 『변경』을 완간하면서 분단 가족사의 체험을 서사적으로 마무리짓지만, 스스로는 자신의 삶과 가장 ‘밀착’된 소설로 『젊은날의 초상』을 꼽고 있다. ‘작가 후기’의 한 대목을 보자.
(……) 이 책처럼 내 삶과 밀착된 것도 드물다. 비록 턱없는 감상과 애정 때문에 극적인 과장과 미화(美化)의 폐해를 입고 있긴 해도 이 갈피갈피에는 무슨 열병처럼 지나온 내 젊은날의 영원한 그리움과 회한으로 숨쉬고 있다.
작가의 말처럼, 이 소설을 읽으면 정말 ‘무슨 열병’을 앓고 있는 젊은날의 주인공이 고스란히 사라난다. 이 소설은 구체적으로 ‘나’(소설가 자신)의 명문대 입학을 전후한 시기의 소외와 좌절과 방황을 그리고 있다. 그런 만큼 이 소설은 오늘날 서사문학이 원하는 ‘사건’을 중심에 두고 있지 않다. 많은 사건들이 소개되지만, 그것들은 모두 하나의 에피소드로 자리잡을 뿐 서로 필연적인 연계성을 지니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소설은 전혀 막힘 없이 읽힌다.
우선은 그 에피소드들이 아주 생생하기 때문이다. 때로 너무 엉뚱해서 웃음을 유발시키고 때로 너무 심각해서 안타까움의 한숨을 낳게 한다. 뜨내기 술꾼 최광탁과 박용칠의 관계나(「하구」), 대학가 주점에서 외상술 마시는 장면(「우리 기쁜 젊은날) 등이 앞의 예라면, 별장집 여자나 동호 아버지의 인생 유전이나(「하구」) 김형의 사고사(「우리 기쁜 젊은날」) 칼잡이 사내의 복수심과 용서(「그해 겨울」) 등은 뒤의 예가 되겠다.
한편으로는 그런 에피소드를 회상하며 하나의 일관된 흐름을 견지하는 화자(작가)의 역할, 즉 문체가 이 소설의 전부라고 볼 수도 있다. 이문열 소설은 대개 예외 없이 고전적 품격에 지적 세련미를 아우르는 유려한 문체를 자랑한다. 그 문체에는 동서고금의 역사나 책, 거기 등장하는 사람 이야기나 명구가 자주 활용된다. 직접적으로는 젊은날의 방랑기이지만, 내면적으로는 삶의 지향점을 찾아 끊임없이 탐색하는 지적 편력이요 정신적 구도 과정을 축으로 삼으면서 이 소설은 실로 화려하다 할 수 있는 ‘인생론적 잠언’을 펼치게 된다. 그 잠언들은 밑줄을 긋고 싶을 만큼 멋있다.
그 멋은 그러나 결국 표현 그 자체가 아니라 소설의 주제론적 의미와 어울림을 가져야 참다운 가치가 있다. 이 소설 3부작은 3부 「그해 겨울」에서 주인공이 방랑의 극점에서 깨달음을 얻고 돌아오는 지점에 이르러 그 특유의 현학적 문체가 소설미학으로 승화되는 경지를 얻는다.
1982년의 베스트셀러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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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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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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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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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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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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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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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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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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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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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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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짱으로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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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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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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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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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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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니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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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고시니
|
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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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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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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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지금 몇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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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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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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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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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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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동안의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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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마르케스
|
육문사
|
소설
|
6
|
바람 바람 바람
|
김홍신
|
행림
|
소설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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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 한 옛날
|
이창우
|
두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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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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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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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소 지향의 일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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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
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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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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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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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진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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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슈나무르티
|
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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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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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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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데로 임하소서
|
이청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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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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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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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재벌 2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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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홍
|
동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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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설
|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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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움의 위안을 꿈꾸는 너희들이여
|
헤르만 헤세
|
청하
|
비소설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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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의미를 찾기 위하여
|
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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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문학사
|
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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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
군중과 권력
|
엘리아스 카네티
|
주우
|
비소설
|
15
|
들개
|
이외수
|
문학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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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16
|
이 역사의 순간들
|
이경남
|
백양
|
비소설
|
17
|
제 3의 물결
|
엘빈 토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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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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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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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
아! 전혜린
|
정공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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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예술사
|
비소설
|
19
|
젊은날의 초상
|
이문열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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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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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
현혹
|
엘리아스 카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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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출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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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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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제공 :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