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가 황금색 가지를 벌리고 환호하듯 휘젓던 10년 전 어느 날, 대산문화재단의 창립 10주년 축사를 썼던 생각이 납니다. 다양한 문화뿌리 다지기 사업을 하는 대산문화재단이 어느새 20주년이 되었다는 사실이 믿기 어렵지만 참으로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60달러였던 가난과 분단, 독재의 역사 속에서 힘든 민주화를 이룬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경제대국으로서만 아니라 문화와 지성의 장으로 융성하는 데 대산문화재단은 정말 큰 힘을 보태왔습니다.
국제회의 통역사로서 저는 그 소중한 문화와 지성의 교류의 현장에 함께 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리며 뿌듯한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르 클레지오, 월레 소잉카, 오르한 파무크, 겐자부로 오에, 모옌, 가오싱젠 등의 작가들이 대부분 노벨상 수상 전후에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참여하였고, 세계적인 지성인 부르디외, 보드리야르 등이 방한, 명석한 발제를 통해 세계 문화와 지성의 갈 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또 한국문학과 작가, 번역을 위한 지원을 통해 소수어인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의 지도에서 한국적 타자성으로 세계의 보편을 만나며, 다양성의 울림으로 기여할 수 있게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저 자신도 번역지원, 번역상등의 큰 지원을 받았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동북아의 작가 만남을 마련하여 역사적으로 민감한 지역에서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평화를 구축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젊은이들을 위한 장려와 지도 행사도 다양하게 조직해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대산문화재단 하면 떠오르는 것은 이사장님, 국장님을 비롯한 재단 식구들의 인간적이고 따듯한 얼굴들입니다. 이해심, 친절과 겸손으로 항상 든든하게, 효과적으로 지원을 해주시는 이들의 변함없는 모습이 그 자체로도 든든합니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대산문화재단의 큰 뜻 힘차게 펴시길 기원합니다.
| ▲재단이 주최한 행사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지금껏 각별한 인연을 이어 오고 있는 프랑스 소설가 르 클레지오와 최미경 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