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이 과학자인 사람이 이렇게 말하면 제 얼굴에 침 뱉는 짓인 줄 뻔히 알지만 뱃속 깊은 곳에서부터 부글거림을 참을 수 없어 그냥 뱉습니다. 금년에도 이웃나라 일본이 또 한 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탄생시키는 바람에 온 나라가 “16대 0”을 되뇌며 애석해 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30대 0이 될 때까지 별다른 희망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자들에 대한 뒷바라지는 제대로 하지도 않으면서 결과만 바라는 모습이 못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노벨과학상보다 노벨문학상을 먼저 수상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정부가 과학계를 뒷받침하는 것보다 우리 사회가 문화계를 옹호하는 모습이 어느덧 훨씬 더 탄탄하고 믿음직스러워졌기 때문입니다. 그 한 축에 바로 대산문화재단이 우뚝 서 있습니다. 지난 20년간 대산문화재단이 초지일관 추구해온 ‘창작문화 창달’과 ‘한국문학의 세계화’가 이제 적어도 꽃망울을 맺고 있는 모습이 제 눈에 보입니다. 계절이 바뀔 무렵이면 어김없이 배달되어오는 《대산문화》에 그 확실한 흔적이 보입니다.
한때 우리 사회에도 “문화가 밥 먹여주느냐”고 묻는 무지함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 누구도 그런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문화가 밥을 먹여준다는 걸, 그것도 아주 풍족하게 먹여준다는 걸 이제 다들 압니다. 다만 어떤 문화가 그걸 해주는지, 어떻게 그런 문화를 창달해낼 수 있는지 아직 잘 모를 뿐입니다. 이제 다가오는 20년 동안 대산문화재단이 그걸 확실하게 보여주고 이끌어 주리라 기대합니다. 스무 살이면 이젠 더 이상 철부지 아이가 아니라 20대 청년입니다. 책임감을 느끼며 걷는 길이 늘 흥겹지만은 않을지라도 꿋꿋하게 걸어주십시오. 황지우 시인께서 “길은, 가면 뒤에 있다” 했지요? 대산문화재단이 걷는 길을 따라 걷겠습니다.
| ▲2011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참가한 국내외 작가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