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산문화재단으로부터 여러 가지의 혜택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대산문화재단 창립 20주년’을 맞는 제 감회는 제 사사로운 덕택의 수준을 넘어, 한국 문학 전반에 대한 대산문화재단의 기여와 그 기여를 통해 성장한 한국 문화의 발전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20년의 역사는 성급한 우리 역사에서 결코 짧은 것도 아니지만, 한 세기를 겨우 넘기고 있는 근대의 우리 문화사에 대산이 감당해준 작업과 그 성과는 엄청 크고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그 정도는 아마도 대산문화재단 이후에 족출한 여러 문학-문화재단을 합친 것보다 더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우선 종합 문학상으로서의 대산문학상은 시, 소설, 평론, 희곡, 한국작품 번역 등 우리 문학의 5가지 주류 장르에 대한 시상을 통해 한국 문학의 체통을 세워준 일입니다. 이 명예로운 상의 멋진 제정과 훌륭한 운영은 근래 갖가지 형태로 드러나는 문학적 상업주의화와 편파성으로부터 벗어나 좋은 문학, 바람직한 창작, 뛰어난 작품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전범을 세워주었습니다.
대산문화재단이 매년 여는 탄생 1세기를 맞는 문학인들의 기념행사와 몇 년마다 여는 아시아 혹은 세계 문학인의 포럼은 우리 작품의 해외 번역 간행과 ‘대산세계문학총서’ 발간의 지원과 함께 우리 문학의 시간적 전개와 공간적 확대를 도모하는 데 큰 몫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행사들은 우리 근대문학의 전통을 기억하고 발전시키며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의 일원으로 참여하는 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저는 또 재단의 별도 사업으로 우리의 서점 문화를 일신하고 출판계의 열악한 처지를 크게 개선케 한 교보문고를 통해 시민들의 문화 향수권 신장에 높은 성과를 올린 점을 못지않게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일들은 우리 문화를 겉으로 드러내기보다 안으로 성숙과 품위를 키우는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이제, 성인의 연륜에 올라 참여적 투표권을 갖게 되는 대산문화재단은 우리 사회의 메세나 문화 성장에 큰 산으로 세워졌기에 앞으로의 한국 문화사와 문학사에 더욱 귀중한 사업과 성과를 돋구어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를 소망으로 제 심정을 높인 것은 일을 더 많이 할수록 그 기대와 바람이 그만큼 더욱 커진 때문입니다. 제 마음을 그처럼 두텁게 만들어준 대산문화재단의 창립 20주년에 대한 제 소감은 이처럼 거듭 말할수록 오히려 미흡해지고 맙니다. 그래도 다시 한 번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