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⑥내가 훔친 태극기

  • 기획특집
  • 2021년 여름호 (통권 80호)
⑥내가 훔친 태극기

박완서 소설「도둑맞은 가난」이어쓰기 6

 

  

서태지를 잊을 수 없다. 나는 그의 광팬이었고 지금도 내 마음은 변함이 없다. 길이 180cm 폭 90cm짜리 그의 브로마이드가 지금도 내 방 벽에 붙어 있다. 서태지는 나의 달님이었고, 한때 나는 ‘태지보이’였다. 나는 그를 매일 바라보았고 그도 나를 매일 내려다보았다. 내가 그를 처음 안 게 지난 세기 말엽 텔레비전의 어떤 프로에서였다. 젊은 가수들이 시청자에게 선을 보이는 자리였다. 거기에서 ‘서태지와 아이들’을 처음 보았다. <난 알아요>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듣는 순간 촉이 왔다. 그런데 심사위원인지 자문위원인지 잔소리꾼인지 김 모, 양 모라는 늙은 유명 작곡가 부부가 문장이 안 된다고 야단을 치더라. 나는 노인네들이 미웠다.

 

“뜻만 잘 통하던데 괜히 시비야.”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우리 또래와 그 앞에 5년, 내 뒤로 한 10년 정도 애들은 모두 서태지의 아이들이었다.

 

그건 그렇고, 우리 이웃집에 ‘괴리’라는 이상한 아저씨가 있었다. 조그만 재래식 슈퍼를 운영하는 사람인데, 옛날부터 어린 친구들 야단치는 게 취미였다. 길거리에서 뭐라도 흘리면 불러서 혼을 내었다. 지금은 세상이 바뀌어 그러지 못하겠지만 그때는 아직 어린이에게 인권이 없었던 시절이었다. 그래도 이젠 아니지. “어른들은 몰라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며 어린이 시민 헌장을 선포하던 게 언젠가? 그때 이후로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났다. 옛날에 상앙(商鞅)이라는 사람이 재상질할 때, 길거리에 쓰레기 버리는 사람 붙잡아서 곤장 치다가 그 말년이 비참했는데, 괴리 씨도 그럴 가능성이 농후한 사람이다. 쯧쯧.

 

나는 여전히 서태지의 광팬이다. 오늘 회사에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발해를 꿈꾸며>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서 부르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아보니 괴리 씨가 이웃에 산다고 공연히 아는 척을 한다.

 

“얘, 희라야.”

 

“왜요?”

 

“서태지라는 가수를 알지?”

 

오잉!? 내 표정이 나도 모르게 활짝 열리는 느낌이 피부의 긴장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방심해서는 안 된다, 나는 서둘러 뜨악한 표정으로 괴리 씨를 쳐다보았다.

 

내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괴리 씨가 말을 이어나갔다.

 

“서태지가 그렇게 대단했니?”

 

이 사람이 무슨 트집을 잡으려고 그러나? 작곡가·작사가 부부가 생각났다.

 

“대단했죠, 아니 대단하죠.”

 

“어째서 대단하니?”

 

“혁명이거든요.”

 

“혁명?”

 

“그럼요?”

 

괴리씨의 표정이 얄궂어졌다. 뭐랄까? 호기심 반? 냉소 반? 아니면 일종의 암상떨기?

 

“거참 신기하네. 아저씨 학교 후배 중에 노래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도 그랬었다. 혁명이라고. 그런데 무엇에 대한 무슨 혁명인지는 설명을 안 하더라. 너는 어찌 생각하니?”

 

나는 의기양양해졌다. 절로 코맹맹이 소리가 났다.

 

“기성세대의 음악을 다 뒤집어 버렸잖아요?”

 

“기성세대의 음악이 어땠는데?”

 

“구질구질했잖아요.”

 

“뭐가 구질구질했어?”

 

“아, 몰랑! 하여간 그렇다는 말예요.”

 

“그러면 어떤 점이 좋아졌니?”

 

“아, 하여튼 그렇다니까!”

 

가만히 침묵하던 괴리 씨가, 다시 묘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 사람 대부분의 노래가 표절이란 게 밝혀졌다고 하던데?”

 

어라!? 이 양반이 막 나가네. 나는 팽 토라진 심사로 쏘아붙였다.

 

“무슨 소리예요. 어디서 헛소리 해대는 걸 듣고서…… 정말 웃겨!”

 

나는 속말로 더 중얼거렸다.

 

“꼰대들은 어쩔 수 없어.” 그리고 다시 팩 돌아보고 한 수 가르쳐주었다.

 

“저, 아저씨, 구글에 들어가서 검색해 봐요. 거기 다 해명이 되어 있어요. 그거 알아요? 서태지가 록과 힙합을 통일했다는 거!”

 

괴리 씨가 빙그레 웃었다.

 

“나도 그건 읽어 봤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더라. 그런데 내가 궁금한 건, 그래서 어쨌다는 거냔 말이다. 그래서 흑백 갈등의 해소에 기여했다는 거냐? 아니면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만들었다는 거냐?”

 

나는 말문이 막혔다. 이~ 씨! 뚜껑이 열리려고 하네.

 

“아저씨. 무슨 생각이 그렇게 많아요? 그거 슈퍼 하는데 도움이 돼요? 아니면 아저씨에게 무슨 ‘성취’인가요? 아저씨가 빌 게이츠예요? 서태지 음악이 좋으면 됐지. 무슨 말이 많아요?”

 

괴리 씨가 순간 당황한 듯 보였다. 괴리 씨가 문득 서글픈 표정을 지었다.

 

“글쎄 말이다. 나도 내가 답답하다.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면 편한 줄 뻔히 아는데, 막상 문제를 보면 시시콜콜히 따지게 되는구나. 나를 창조했다고 하는 사람이 말이다. 하필이면 내 이름을 이렇게 지었냐? 참 모자라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너 그런 말 아냐? ‘표현 충동은 넘쳐나는데 표현 능력이 모자란다’고. 니체라는 사람이 한 말이라고 하던데. 내 이름을 지은 사람이 꼭 그 꼴이다. 그런데 이게 유전인지, 나도 그래. 뭔가 말하고 싶은데 무엇을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알 수가 없어.”

 

아니, 무슨 말이 이래? 표현 능력이 없는 거하고 서태지하고 무슨 상관이야?

 

“아니, 서태지는 왜 갑자기 걸고 넘어지냔 말에요.”

 

그렇다. 서태지가 평지풍파를 일으키며 세상을 뒤집어 놓은 건 아주 한참 전이다. 서태지 광풍 후에, 이수만인가 하는 사람이 SES라는 여성 댄스 그룹을 만들어 일본에 가서 대박을 친 다음, 클론, HOT가 동남아를 점령했고 뒤 이어서 원더걸스, 소녀시대, 빅뱅…… 그리고 지금의 BTS까지 우리의 댄스음악이 세계를 주름잡고 있어서, 서태지는 거의 박물관 속에 들어선 지 오래다. 그렇지만 이 위대한 한국인들의 진출에 씨앗을 뿌린 게 서태지가 아닌가?

 

괴리 씨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말을 이었다.

 

“내 친구 중에 발해사를 전공한 친구가 있단다. 이호기라고. 그 친구가 국립대학 교수였는데, 얼마 전 정년퇴임했거든. 이 교수가 학교에서 전공이 외져서 늘 외로웠단 말야. 그런데 서태지가 <발해를 찾아서>라는 노래를 내놓고 젊은이들이 열광하니까, 기분이 좋다고, 발해가 호기를 맞았다고, 어디 신문에 칼럼을 썼었지. 희라야, 네가 지금 지나가면서 그 노래를 흥얼거렸잖니. 그래서 옛날 생각이 났지 뭐니? 그때 내가 많이 궁금했거든. 젊은 가수들이 발해는 왜 찾나? 그렇게 찾으면 발해가 우리나라 되나?”

 

처음엔 “슈퍼 아저씨에게도 그런 고상한 친구가 있었나?”하는 감탄이 잠깐 일어나긴 했는데, 이어서 곧 또 시비냐 싶었다. 발해를 찾아가는 게 어때서?

 

“거 참, 아저씨, 정말 관심도 많으셔요. 내가 발해를 찾아가든 발바닥을 씻든 발작을 하든 무슨 상관이에요. 아저씨들은 걸핏 하면 동해를 찾아갔잖아요.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 어쩌구저쩌구’ 동해 가면 고래 잡혀요? 거긴 왜 가요?”

 

결정타를 먹인 셈이었다. 괴리 씨의 입에 자물쇠가 채워졌다. 표정은 굳었다. 그렇다는 것은 결국 이 자가 나를 골탕 먹이려 흰소리를 해댔다는 것을 뜻했다. 용용 죽겠지. 괴리 씨가 짐짓 허공을 한 번 쳐다보더니 한마디 또 툭 던진다.

 

“그런데 희라야. 너는 결혼 안 하니? 벌써 마흔이 넘었잖냐? 네 아버지를 전번에 만났더니 속상해 죽겠다고 하더라. 지금 차림이 그게 뭐냐? 머리에 무쓰 발라서 뒤로 넘기고, 얼굴에 파운데이션 바르고, 겨드랑이에 향수 뿌리고, 헐렁한 티 입고 냉감 반바지 입고, 그렇게 이대남처럼 하고 다니면 뭐 좋냐?”

 

“아니, 뭐라구요? 이 아저씨가 정말?”

 

이웃만 아니었으면 그냥…… 확. 나는 부르르 떠는 주먹을 움켜쥐었다.

 

집에 돌아오니 아무도 없었다. 사실은 원래 그랬다. 나 혼자 사니까. 내가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하자, 아버지는 옆집으로 나를 내쫓았다. 아니다. 내쫒긴 건 내가 아니라, 기존 세입자다. 전셋값을 올리려고, 아들이 살게 되었으니 나가라고 통보한 것이다. 나도 당분간이지만 나쁠 게 없었다. 아버지 잔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니까.

 

혼자인 건 혼자인 거고, 괴리 씨로 인해 생긴 불쾌감이 아직 미세먼지처럼 허공에 떠다녔다. 에익, 조금 늦었지만 아퀼라나 타고 한 바퀴 돌자.

 

돈이 없어서 가까스로 구매한 싸구려지만 그래도 내가 아끼는 오토바이다. 골목을 빠져나오는데, 괴리 씨 슈퍼 진열대 앞에서 누군가 태극기를 꺼내서 이리저리 보다가(그러고 보니, 내일이 현충일이네), 펼쳐 놓은 채로 그냥 간다. 그런데 오늘따라 태극기 문양이 곱기도 해라. 지나가면서 슬그머니 그걸 집어 들고는 신호등 앞에서 어깨에 두르고 목 앞으로 매듭을 지었다. 오토바이가 달리면 태극기가 등 뒤로 짜잔 하고 펼쳐지겠지.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었다.

 

제2한강교를 지나 신사동 사거리에서 신호등에 걸려 멈추어 섰다. 한데 옆에 나란히, 아니 나란히라기보다는 약간 뒤에 선 자동차에서 시끄러운 음악 사이로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저씨!”

 

엉!?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마음속으로 ‘아차차’ 싶었다. 나는 아저씨가 아니란 말이다. 그러나 고개는 이미 돌아가서, 차 창문을 열고 새파란 사내아이가 나에게 삿대질 비슷한 것을 하는 걸 보고야 말았다.

 

“왜, 정지선을 안 지켜요?”

 

“엉?” 무슨 말인가 싶어서 고개를 뒤고 꺾은 채 빤히 쳐다보고 있자니까, 아예 손가락질을 한다. “거기 아래에 정지선 안 보여요? 정지선 앞으로 나가면 안 되잖아요.”

 

 

 

 

 

고개를 돌려 봤더니, 과연 하얀 줄이 하나 그어져 있다. ‘이게 뭐지? 이 앞에 서라는 줄 표시인가? 이런 게 언제부터 있었던 거야? 아니, 사고만 안 내면 되는 거지. 이런 줄 따위가 뭘 어쩐단 거야?’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고개를 다시 휙 돌려서, “아! 사고 안 난단 말야!”하고 고함을 쳤다.
“아니, 사고는 아저씨가 아니고 오토바이가 내는 거거든요. 그리고 얻다 대고 반말이야. 어이, 나하고 사귀셔요?”

 

요 새파란 자식이 거듭 앙앙거린다. 나는 나도 모르게 주춤주춤 뒷발질로 오토바이를 끌고 갔다. 선이 비슷하다고 느껴진다 싶어서 고개를 다시 돌리는 순간,

 

“흡!

 

차 안에 시커먼 놈들이 세 명이나 들어 있었다. 소리 지른 놈은 여리여리했는데, 얼핏 눈짐작으로 덩치가 산만한 놈들이었다. 그놈들은 한창 차 안에서 장단을 맞추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한 놈이 차창을 열고 고개를 내미는 시늉을 하는 것 같았다.

 

마침, 신호등이 열렸다. 나는 냅다 시동을 걸고 달려 나갔다. 한마디 호령하는 걸 잊지 않았다.

 

“어린 새끼들이 까불고 있어! 너 이 자식들, 죽어!”

 

나는 신사동 사거리를 단숨에 돌파하고 논현동 사거리도 꿰뚫었다. 이제 뱅뱅사거리를 통과하면 양재역 언덕까지 단박에 올라갈 거다.

 

한데, 뱅뱅사거리의 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뀌어버렸지 않은가?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에이랍시구!”

 

본능적으로 브레이크 레버를 꽉 잡아당겼다. 오토바이는 끼이익, 다급한 소리를 내면서 급격하게 멈추었다. 하이쿠 살았구나! 하는 마음이 스치고 지나가는 그 순간에 갑자기 시야가 캄캄해졌다.
“억!”

 

무언가가 어깨 뒤로부터 휙 날아오는 듯하더니, 내 얼굴을 덮었던 것이다. “허억!” 다시 한 번 나도 모르게 신음이 나왔다. 그런데 그 신음을 깔아뭉개면서 다른 소리들이 연달아 내 귀를 강타했다.

 

“빠앙!”

 

“끼익!”

 

“우당탕탕!”

 

저녁 하늘에 달은 떴을까? 그가 이 소음들의 대 합창을 들을까? 발해 하늘에 태극기는 휘날리는가?

 

새까만 별들이 내 머리 위로 쏟아지는 가운데, 나는 이사도라 던컨의 마지막 말을 환청으로 들은 듯하였다.

 

“괴리야, 친구여, 태지야, 안녕! 나는 영광으로 간다.”

 

그날 방정맞은 인터넷 신문들에 뱅뱅사거리 앞에서 힙합 가수 고글로리 씨가 오토바이를 치고 달아났다는 기사가 좌악 떴다. 음주운전을 의심한다나? 사고당한 오토바이 운전자는 안타깝게도 사망하고 말았는데, 신분 확인이 아직 안 되었다고 한다. 특이한 것은 이 운전자가 어깨에 태극기를 두르고 있었다는 것인데, 사고 당시 도로 바닥에 나뒹군 피해자를 보호하느라고 그랬는지―역시 태극기에 영혼이 있구나! 감탄하는 사람도 있겠네―, 피해자를 폭 싸고 있었는데, 핏물이 엉겨 붙은 채로 심하게 찢어졌다고 한다.

 

같은 날 전라남도 영광군 칠산타워에서는 앞 바다 위로 이상한 비행물체가 날아오르는 것을 봤다는 목격담이 나왔다. “미확인 비행물체”라는 문자 그대로의 뜻을 가진 UFO에 대한 소문은 곧바로 외계인과 접촉했다는 소문으로 둔갑해서 하루 종일 인터넷을 시끄럽게 했기 때문에 앞선 오토바이 사고가 슬그머니 묻히는 지경이 되었다.

 

비슷한 시각. 괴리씨의 상상 속에서, 대한민국의 시인 이영광은 자신이 쓴 시 「무인사」를 두고 “이걸 고쳐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일종의 퇴고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었다(물론 이것도 상상이다. 실제의 괴리씨는 이영광 시인이 무슨 고민을 하는 지 알만한 깜냥이 안 되는 장삼이사다).

 

 

 

명부전 채송화 무더기에 춤추며 노는

 

노량나비 흰나비들 

 

 

 

잘살았다, 잘살았다 하는 말이

 

 

 

여염의 상가喪家에서 새어 나오는 건

 

눈물이 나도록

 

좋은 일이지만 

 

 

 

잘 죽었다 아, 잘 죽었다,

 

 

 

기뻐하지 않는 절은

 

절도 아니라고 (이영광 시집, 『끝없는 사람』, 문학과지성사, 2018)

 

 

 

 

 

고칠 게 있긴 있는데, 그건 시 문제가 아니라, 타자 문제다. 괴리 씨의 타자는 왜 이리 오타가 잘 나나? 아니, 괴리 씨는 언제 작품 바깥으로 나갔나? 작품도 아닌 걸 갖고 낑낑대는 자신이 한심해서? 괴리 씨는 한숨을 내쉬고는 커트 보니컷의 변명을 제 것으로 삼고 싶어진다. “다들 책을 엉망으로 쓰는데, 저라고 그러지 말란 법이 있습니까?”(파리 리뷰 엮음, 『작가라서』, 김율희 옮김, 도서출판 다른, 2019, 227쪽)

 

주까지 잘 달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괴리야 그러면 못 쓴다. …… 하지만 벌써 썼는 걸. 편집자인 유혜리 씨가 못 물린다 하네. 그게 아니고 그렇게 쓰면 못 쓴다니키리. 초점이 맞아야지 그만 좀 들락거려라. 원고지 마분지 아니다. 다 찢어진다. 그러자 누가 옆에서 끼어든다. 니는 시방도 원고지에 쓰나? 시대가 아니라이. 무신 소린규? 비유도 몰르유. 그라고 남들 팔아 먹는 것도 그만해라. 상상력이 빈한하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는 건 알겠지만, 그러면 못 쓴다카이. 원고지 메우느라 고생했다이.

 

 

 


편집자 주 l 유협은 현재 평단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저명한 평론가의 필명이다. 작가가 누구인지 맞추는 독자에게 대산세계문학총서 1권을 증정한다.

 

유협(柳勰)
지구에서 백조자리 케플러 22-b라고 부르는 행성 출신이다. 우주여행 중 지구력 2018년 12월 5일 사고로 지구에 불시착 한 후 서울에 거주하고 있다. 만능번역기가 고장이 나서 지구말을 배우느라고 애를 먹고 있는 중이다. 이름은 지구에서 살기 위해 임의로 지은 것이다. 『문심조룡』을 지은 유협(劉勰)과는 성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