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대산창작기금,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 등

  • 새로 나온 책
  • 2021년 겨울호 (통권 82호)
대산창작기금,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 등

대산창작기금

 

서로에게 기대서 끝까지
정다연 지음, 창비 펴냄
탁월한 시적 감수성이 돋보이는 단정한 시 세계를 펼쳐온 정다연 시인의 시집 『서로에게 기대서 끝까지』가 출간되었다. 시인의 세계가 변화하고 있음을 느끼게 하고, 작지만 귀중한 믿음을 실어주어 특별하게 애착을 가진다고 밝힌 시 「에코백」을 포함하여, 미래를 낙관하지도, 현재에 좌절하지도 않는 작품들이 담겨있다. “세계 곳곳에서 자행되는 부조리한 풍경을 감각적인 문체로 접근한다”는 평을 받으며 2021년 수혜작으로 선정되었다.

얼룩을 가리는 손
서희원 지음, 문학동네 펴냄
문학과 사회에 대한 폭넓고도 조밀한 관심을 보이며 힘있고 섬세한 문장을 써내려온 서희원 평론가의 첫 번째 평론집 『얼룩을 가리는 손』이 출간되었다. 「분노의 날」을 포함해 총 23편이 담겨있다. “동시대 문학에 대한 문제제기가 적확하고도 강력하며 글들이 친절해서 지나치게 현학적이지 않고, 분석의 설득력이 있어 허황되거나 관념적이지 않다”는 평을 받으며 2014년 수혜작으로 선정되었다.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


<일역>

父の時代 -息子の記憶- 아들의 아버지
김원일 지음, 김영호·김현철·엔도 준코 번역, 일본 쇼시칸칸보(書肆侃侃房) 출판사 펴냄
제22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아들의 아버지』가 일본에서 출판되었다. 김원일 소설가의 50년에 걸친 문학적 증언과도 같은 이 소설은 여덟 살 이후 만나지 못한 작가의 아버지를 역사와 상상력으로 재구성해 그 자취를 추적하는 한편 우리의 현대사를 생생하게 독자에게 전달한다. 해방과 전쟁 사이에 존재하는 삶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그려낸 이 작품이 일본 독자들에게도 유의미하게 다가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문학 연구자, 한국문학 연구자, 한국문학 전문 번역가로 구성된 번역팀이 우수한 번역물을 완성시켰고 한국 여성문학 시리즈를 기획하는 등 한국문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쇼시칸칸보에서 출판되어 완성도 높은 서적으로 일본 독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불역>

C’est l’heure où le monde s’agrandit, Onze poètes coréens de notre temps
지금은 세계가 확장되는 시간-우리 시대의 11인 한국시인
정끝별 외 10명 지음, 김현자 번역, 프랑스 브루노 뒤세(Bruno DOUCEY) 출판사 펴냄
김선우, 안현미, 정끝별, 진은영, 곽효환, 문태준, 박준, 심보선, 유희경, 이병률, 이영광 등 한국 현대 시인들의 작품을 수록한 책이 프랑스에서 출판되었다. 한 시인당 10편으로 구성하여 총 110편의 시가 수록된 이 번역서는 각 시인에 대한 연보 및 시 세계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어 생소한 한국의 시인들을 불어권 독자들에게 알리고 색다른 감동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격변하는 한국의 근대화 시기에 태어나고 자란 시인들이 그 이전 세대 시인들의 시세계를 전승하는 한편 새로운 한국 시의 방향을 모색하고 성장한 흔적이 이 책에 담겨 있다.

<불가리아역>

Любезният към всички Канг Минхо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오빠 강민호
이기호 지음, 김소영·체노바 르체자라·스토야노바 랄리차 번역, 불가리아 이즈톡 자파드(IZTOK-ZAPAD) 출판사 펴냄
기발한 상상력과 전통적인 스토리텔링의 결합으로 한국문학계의 대표적인 이야기꾼으로 꼽히는 이기호 소설가의 단편집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오빠 강민호』가 불가리아어로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절대적 환대의 허상을 고백하며 2017년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한 「한정희와 나」를 비롯한 총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려 불가리아 독자들에게 이기호 문학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불가리아에 한국문학을 꾸준히 소개해 오고 있는 김소영 불가리아 소피아대학 한국학과 교수의 번역팀이 번역을 맡았고 한국어, 한국 전래동화, 한국문학 등 다양한 한국 문화 서적을 출판한 이즈톡 자파드 출판사에서 발간되었다.

<베트남어역>

THẨM THANH TRUYỆN VÀ XUÂN HƯƠNG TRUYỆN
심청전·춘향전
이춘중·르엉홍하잉·웬옥마이·판티와잉 번역, 베트남 나남(nha nam) 출판사 펴냄
한국의 대표적 고소설인 『심청전』과 『춘향전』이 베트남어로 번역되어 독자들과 만난다. 베트남사회과학원 한국학 연구센터의 이춘중 번역가는 베트남에서 한국 문학이 현대 문학 작품 위주로 소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문학을 더욱 깊이 있게 알리고자 두 고전 소설의 번역 및 출간을 진행하였다. 유교, 불교적인 세계관과 조선의 다양한 문화가 녹아 있는 두 작품을 통해 베트남 독자들의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문학을 적극 소개해 온 나남출판사에서 발간하였다.

 

외국문학 번역지원

 

스너프(대산세계문학총서 167)
빅토르 펠레빈 지음, 윤서현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
신화와 역사, 과학, 철학을 비롯해 대중문화까지 종횡무진하게 차용하며 촘촘히 미래 세계를 창조한 러시아 작가 빅토르 펠레빈의 『스너프 S.N.U.F.F.』가 출간되었다. 작품 속 S.N.U.F.F.는 스페셜 뉴스릴/유니버설 피처 필름(Special Newsreel/Universal Feature Film)의 축약어로 지상 국가의 여론을 필요한 대로 유도하기 위해 촬영하는 뉴스 영화를 말한다. 펠레빈은 고상함과 비속함을 오가는 거침없는 언어유희로 매스미디어가 대중을 기만하고 지배하는 현대사회를 비판하고 인간 존재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다. 그는 『스너프』에서 러시아의 후진적 이미지를 강조하는 서방 언론의 태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지만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고 때론 범법마저 일삼는 정치인과 경찰, 일찌감치 유럽이나 미국으로 이주한 러시아 부유층의 방관적 태도, 러시아 지식인 이민 사회의 현주소를 신랄하게 묘사한다.

순응주의자(대산세계문학총서 168)
알베르토 모라비아 지음, 정란기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 문학의 거장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장편소설 『순응주의자』가 출판되었다. 모라비아는 이 작품에서 획일적인 기준에 의한 강박관념이 한 인간의 삶을 뒤흔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 마르첼로는 정상성에 열망하고 다른 사람들과 같아지는 것을 소망한다. 그는 남들처럼 결혼을 하고 남들과 같이 파시즘을 추종하며 평생에 걸쳐 집요하게 ‘정상’을 추구한다. 하지만 그에게 남은 것은 비정상으로 구성된 표면적인 정상이었다. 무솔리니 정권의 몰락과 함께 사슬은 끊어지고 의무는 소멸되어 자유로운 몸이 되었으나 잔인한 인생은 그에게 새 기회를 주지 않는다. 『순응주의자』는 이탈리아 참여문학의 출발점으로 간주되며, 파시즘 정권에 의해 탄압받았던 작가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문학세계를 한눈에 입증한다.

오렌지주를 증류하는 사람들(대산세계문학총서 169)
오라시오 키로가 지음, 임도울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
20세기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며 중남미 환상문학의 토대를 만들었다고 평가받는 오라시오 키로가의 단편소설집 『오렌지주를 증류하는 사람들』이 발행되었다. 「목 잘린 닭」, 「깃털 베개」 등 키로가의 대표작들과 「아나콘다의 귀환」, 「유배자들」, 「일꾼」 등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들을 한데 모았다. 키로가의 작품에서는 죽음이 빈번히 등장한다. 그러나 그 죽음엔 어떠한 교훈도 없다. 그는 ‘죽음’에 어떠한 인과도 의미도 없는 것처럼 냉정한 필치로 그려낸다. 단지 하나의 의미가 있다면, 인간에게 죽음은 삶처럼 주어진 것이며 이는 실로 자명하여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죽는다고 해서 삶이 무의미한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순간에 삶이 의미 있는 것이라는 점을 키로가는 보여준다.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