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진첩
2006년 11월 부석사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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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년 가을호 (통권 93호)
2006년 11월 부석사 가는 길

영주 선비촌에서. 왼쪽부터 윤경덕 시인, 박시교 시인, 신경림 시인, 구중서 문학평론가, 정희성 시인과 필자

 

2006년 11월. 그해 가을은 지금 생각하니 잊지 못할 여행이었다. 시인 신경림(1935.4.6.~2024.5.22.) 선생과 경북 영주·봉화행 1박 2일 가을 나들이였다. 미리 작정한 것도 아니었는데, 어느 술자리에서 “봉화 송이 먹으러 한번 가자”였다.

일은 그렇게 되었고, 동행 멤버도 즉석에서 조합이 되었다. 문학평론가·시조시인 구중서, 시인 정희성, 시조시인 박시교, 시조시인 김영재, 시인 겸 은행지점장 윤경덕이 선출되어 서울 청량리역에서 영주행 기차를 탔던 것이다. 첫날은 봉화 청량산을 등산했고 그날 밤에 송이와 영주 한우로 늦가을 정취를 만끽했다.

그날 밤 영주 시인 박영교, 사업가 남성학 사장이 흥을 돋우고 거금(?)을 투자해 주었다. 그 소식을 들은 제천 이정숙 시인 부부가 한달음에 와서 합석했다. 그리고 다음 날 우리는 부석사로 향했다. 가던 길에 영주 선비촌에서 젊은 날의 초상을 사진으로 남겼다. 2024년 현재로부터 18년 전이었다. 그리고 신경림 선생은 먼 길을 떠나셨다. 2024년 5월 22일.

김영재
시인, 《좋은시조》 발행인, 1949년생
시집 『상처에게 말 걸기』 『유목의 식사』 『히말라야 짐꾼』 『화답』, 기행 산문집 『외로우면 걸어라』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