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츠기 수업
그 수업은 매주 월요일 아침
교외의 한 아웃렛에서 진행되었다
가져온 나의 조각들은 잘 맞물리지 않았으나
그럼에도 선생은 괜찮으니 그냥 그렇게 두라고
그것이 우리가 하는 일의 아름다움이라고 했다
겨우 짜맞춘 그릇은 언제나
수업이 끝날 즈음 다시 부서졌다
문득 이게 다 무슨 소용 있나요
묻고 싶었지만 묻지 않았다
그러고는 교실을 나와
유행이 지난 옷과 신발을 조금 뒤적이다
아무 식당에나 들어가 점심을 해결했는데
하루는 밥을 먹던 도중 화재경보음이 울리며
질서를 지켜 밖으로 대피하라는 안내가 있었다
나서 보니 식당가 반대편의 한 건물에서
정말로 새까만 연기가 새어 나오는 중이었고
유리창이 깨지며 곧 불길이 치솟기 시작했다
그때 주위를 둘러보는데
낯익은 얼굴 몇몇이 눈에 띄었다
나와 같은 수업을 듣는 이들 모두 거기 멍하니 서서
불붙은 건물의 외벽이 무너지는 광경을 보고 있었다
그것의 아름다움을 이해하기 시작한 이가
그곳에 나뿐만은 아닌 듯했다
원앙
집 안에 우는 소리가 들려
한참을 찾는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원숭이 울음 같기도 하고
돌고래 울음 같기도 한 그것을
더는 찾지 않기로 한다
나는 작고 예쁜 새를 떠올린다
저녁에 그가 오면 물어야지
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느냐고
지금 무엇이 떠오르느냐고
내가 그것에 대해 다시 생각했을 때
날은 어두워져 있었다
그는 아직 오지 않았다
요즈음 자주 늦는구나
내가 알고 있는 전부를
이야기하게 하는 사람
내 안에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서
이제 이리로 와, 그것에게 말하자
그때 그것이 문을 열고
두 발로 걸어 들어오고
내 발아래에 웅크려
어깨를 들썩인다
그저 등을 다독이며
왜 이렇게 늦었냐고
묻지 않기로 한다
그것하고 잘 지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