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수경, 「라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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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허수경
라일락
어떡하지,
이 봄을 아리게
살아버리려면?
신나게 웃는 거야, 라일락
내 생애의 봄날 다정의 얼굴로
날 속인 모든 바람을 향해
신나게 웃으면서 몰락하는 거야
스크랩북 안에 든 오래된 사진이
정말 죽어버리는 것에 대해서
웃어버리는 거야, 라일락,
아주 웃어버리는 거야
공중에서는 향기의 나비들이 와서
더운 숨을 내쉬던 시간처럼 웃네
라일락, 웃다가 지네
나의 라일락
광화문글판 선정회의
1991년부터 계절이 변할 때마다 대중들에게 공감과 응원을 건넨 광화문글판 봄편 문안이 선정되었다. 7명의 선정위원(김연수 소설가, 안희연 시인, 유희경 시인, 요조 작가, 장재선 문화일보 선임기자, 장진모 교보생명 전무, 이정화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과 1명의 명예선정위원(김지은 2024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대상 수상자)이 접수된 문안(총 1,722편)을 대상으로 토의와 투표를 진행하였다. 이후 교보생명 브랜드통신원의 선호도 조사 및 내부 논의를 종합해 허수경 시인의 시 「라일락」을 최종 문안으로 선정하였다. 이번 문안은 기나긴 겨울 끝에 활짝 피어나 봄의 향기를 내뿜는 라일락처럼 지난 날의 힘든 일들을 잊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나아가자는 응원의 메시지를 담았다. 광화문글판 봄편은 3월 4일부터 광화문과 강남 교보타워 등 전국 7개 사옥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