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진첩
망년우(忘年友)들과 나, 난고(難苦)의 시간대

  • 나의 사진첩
  • 2024년 봄호 (통권 91호)
망년우(忘年友)들과 나, 난고(難苦)의 시간대

제2회 난고문학상 시상식이 끝난 후 망년우(忘年友)들과 함께    

 

2002년 12월 2일 제2회 난고문학상(난고는 방랑 삿갓 시인 김병연의 호) 시상식이 끝난 후 영월군의 여러 고적지를 방문하고, 청령포(단종 유배지)를 거쳐, 김병연의 시비 앞에서 서울에서 온 문인들과 기념으로 남긴 사진이다. 수상을 축하해주기 위해 먼 거리를 한걸음에 달려온 망년우(忘年友)들에게 여직 나는 빚을 갚지 못하고 있다.

시차, 즉 물리적 시간대로는 호상 간 서로 멀지만 일탈, 방목, 유랑의 뜨거운 피가 방전(放電)되는 삶을 살았고, 살고 있다는 처지에서 볼 때 난고(難苦)와 나와의 심리적 시간대는 가까운 이웃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까닭 없이 분망했던 젊은 날과 달리 노년에 접어든 요즈음 나는 뜨락에 내려앉는 봄 햇살처럼 적요한 생활을 보내고 있다.

윗줄 왼쪽에서 첫 번째 오세영 시인, 네 번째 구중서 평론가, 다섯 번째 강신애 시인, 아홉 번째 홍용희 평론가, 아랫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박선욱 시인, 세 번째 나, 네 번째 이승철 시인, 다섯 번째 신경림 시인, 여섯 번째 방남수 시인 등의 얼굴이 보인다.

이재무
시인, 1958년생
시집 『즐거운 소란』 『데스밸리에서 죽다』 『섣달그믐』 『슬픔은 어깨로 운다』, 시선집 『사람들 사이에 꽃이 핀다면』 『얼굴』, 산문집 『쉼표처럼 살고 싶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