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외계인은 늘 우리 곁에 있었다

  • 기획특집
  • 2024년 봄호 (통권 91호)
외계인은 늘 우리 곁에 있었다

전체 우주를 통틀어서 외계 지적 생명체(Non-Human Intelligence, NHI)가 존재할 확률은 극히 희박할 것이다. NHI가 태양계와 태양계를 가로지르는 여행을 감행하기 위해서는 우주선이 빛보다 빠르게 여행할 수 있어야 한다.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인 프록시마 센타우리까지 빛으로 4.25년이 걸린다. 인간이 제작한 우주선으로는 무려 7만 5천 년이 걸리니 고도의 기술력이 아니고서는 지구에 UFO는 존재할 수 없다. 과학자들은 우주 공간에서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연결하는 통로인 ‘웜홀 방식’, 물체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앞쪽 공간을 접고 뒤쪽 공간을 늘려서 초광속으로 이동한다는 ‘알큐비에레 드라이브’, UFO가 별도로 공존하는 다른 차원이라는 ‘차원 간 가설(interdimensional hypothesis)’ 등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우리의 관심 영역이 아니다. 다만 우리의 관심사는 인류문명과 기술보다 압도적으로 앞선 기술력과 선진 역량을 갖춘 지적 생명체라고 할 UFO가 인류문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다.

인류가 다른 행성으로 가서 산다는 건 현재로서 불가능하겠지만 인류보다 월등히 앞선 NHI가 어떤 절박한 이유로 지구를 방문했거나 이곳에 정착했으리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들이 지상에 거주한다는 증거는 없다. 대양의 심연을 달보다도 더 모르는 상황이니 심해나 지하에 거주할지도 모른다. 가령, 그들의 고유한 문화가 지구 재난 상황에 노출돼 역사적 트라우마로 남아있다면 심해나 지하 동굴로 자취를 감췄을 수도 있다. 그럼으로써 홍수, 운석, 기후 재앙, 태양 폭풍, 기타 우주적 대 사건들로 생명과 문명이 파괴되는 것을 피할 수 있었을 듯하다. 장기간의 지구 역사에서 공룡도 멸종했듯이 이들은 모든 재앙적 상황에서 지금까지 견뎌온 유일한 종족일 수도 있다.

UFO가 언제 지구에 도착했는지에 대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UFO 연구의 권위자인 자크 발레는 미국 켄터키주에 4억 년 전에 추락했으리라고 추정되는 외계인 화석이 있다고 주장하나1) 여태껏 검증된 자료로 받아들여지지는 않고 있다. 전 지구적으로 UFO 목격 사례는 많아도 우리의 인식을 바꿔놓을 정도로 결정적인 증거물이 제시된 적은 없다. UFO는 하늘에서 빛의 형태로 수없이 목격되었으나 지상에서 실물로 포착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1945년 이후 미국 정부와 계약을 맺고 있는 항공 군수업체에서 트리니티 사건이나 로스웰 사건에서 추락한 UFO를 수거해 이 동체를 복원하고 역설계한다는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실증적 연구가 일명 ‘프로젝트 블루북’에 담겨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사실 UFO는 전 세계적 현상이다. 가장 오래된 인류문명인 수메르 문명에도, 성경에도, 한중일의 역사적 기록에도 그 흔적은 많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서기 33년 무렵 사도 바울은 다마스쿠스로 가던 도중 신을 만나 강렬한 충격을 받고 그리스도교로 개종했다. 이를 종교와 결부하지 않더라도 그가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 “갑자기 하늘에서 빛이 그를 둘러 비췄다. 그는 땅에 쓰러졌다. 그리고 자기에게 ‘사울아, 사울아 네가 왜 나를 박해하느냐?’라고 하는 음성을 들었다”(사도행전 9장 3~4절)는 기록은 새롭게 조명돼야 할 것이다. 이에 앞서 사도행전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도 있다. “내가 위로 하늘에는 경이를 보이고, 아래로 땅에는 징표를 보일지니 곧 피와 불과 안개 같은 연기다”(사도행전 2장 19절). 이처럼 빛, 피, 불, 연기와 같은 생생한 비유는 그리스도 초기에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최초 인류문명인 수메르 문명에도 나타난다. 인간이 아닌 선진 외계인 출신인 압칼루(Apkallu)가 수메르족에게 “집을 짓고 사원을 세우며 법을 편찬하게 하고, 이들에게 기하학적 지식의 원리를 가르쳤다”고 하는 기록도 있다.

현재 UFO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은 원자력 발전소, 핵기지, 군사기지, 선진 문명이 구축된 대서양 양쪽 해안, 한중일 연안 등이다. 이를 통해서 볼 때 UFO는 지구상의 위험지역과 문제지역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는 듯하다. 통계적으로도 1945년부터 2017년 사이에 UFO를 목격한 사례는 기만(幾萬) 건에 이르며, 가장 많이 출몰한 2012년에는 800회 이상 관측되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여전히 UFO는 SF물의 소재이거나 민간신앙에 불과한 것인가? 이 드넓은 우주에 고도의 기술력을 갖춘 선진 외계문명이 존재할 가능성이 과연 없을까? 지구의 긴 역사에서 UFO가 지구에 다녀갔거나 정착해서 살고 있지는 않을까? 지금까지 인간은 지구상에서 만물의 영장으로 군림해왔는데 인류보다 월등한 지적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어찌해야 할 것인가? 더욱이 그들의 존재가 인류문명이 건설되기 전부터 존재했을 수도 있지 않은가?

지금 우리는 이 모든 질문에 대답할 수 없는 ‘아노말리(anomaly)’, 즉 이례적인 상황이다. 『과학혁명의 구조』의 저자인 토마스 쿤은 UFO와 같은 이례적인 현상을 과학계가 더는 외면할 수 없을 때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한다고 했다. 지금 우리의 시대가 바로 그렇다.

이와 같은 21세기 아노말리의 상황에서 16세기 후반 코페르니쿠스의 혁명적 패러다임을 따랐던 조르다노 브루노 신부가 떠오른다. 브루노 신부는 가톨릭 종교재판에서 화형선고를 받았다. 우주는 무한하고 밤하늘의 모든 별은 항성이며, 태양도 수많은 별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태양조차도 우주의 중심이 아니며, 무한한 우주 어딘가에 또 다른 생명체가 살지도 모른다고 했던 브루노 신부는 화형을 면치 못했다.

20세기에도 이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많은 과학자는 우주에 다른 문명이 존재하리라는 사실에 동의하면서도 정작 지구상에 출몰하는 UFO를 거론하는 것 자체를 금기시한다. 저명한 과학자일수록 명성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과학공동체에서 파문당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다. 스탠퍼드 의과대학의 세계적인 병리학자 게리 놀란(Garry Nolan) 교수처럼 UFO나 UAP(Unidentified Aerial Phenomenon, 미확인 공중 현상)의 거론만으로도 노벨상에서 제외되는 것이 21세기 과학계의 현실이다. 진정한 과학자라면 우리가 사는 지구에 압도적인 기술력을 지닌 외계 지적 생명체가 실제로 존재하는지를 당연히 물을 수 있어야 한다.

과학계 못지않게 각국 정부도 UFO 현상이 갖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이를 숨기거나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다. 과학계와 정부가 UFO 현상을 계속 외면했을 때의 잠재적 위험성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게리 놀란은 과학자로서 UFO를 거론하는 것이 위험천만한 일이지만 “위험할 정도로 필수적(dangerously necessary)”이라고 자신의 소신을 밝힌다. 모든 사람에게 UFO는 실제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런데 UFO의 주체는 “인간은 아니지만 지적이고, 심지어 유머 감각도 있으며 실재한다”라고 놀란은 세계적인 UAP 탐사전문기자인 쿨트하트와의 대담에서 확신한다.2) 이 발언은 인간이 아닌 지적 외계인이 실제로 고도의 선진 문명을 구축했고 이들이 지구에 살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기에 막중하기 그지없다. 과학과 의사-과학(疑似科學)의 경계에서 과학계가 이를 외면하게 된다면 과학 자체를 질식시키게 될 것이다. 모름지기 좋은 과학이란 이러한 금기, 미신, 신비주의와 같은 의사-과학의 세계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맞서야 한다.

그런데 절대다수의 과학자가 UFO를 금기시하는 것과는 달리 선출직 정부 내의 또 다른 정부, 이른바 ‘그림자 정부(shadow government)’, 국방부, 관련 방산업체는 왜 UFO에 열광할까? 또 다른 이유로 일반 대중도 UFO 현상을 반기는 듯하다. 여기에는 분명 전혀 다른 두 가지 측면이 있어 보인다. 전자에는 기술적 측면이, 후자에는 의식적 측면이 걸려 있다.

현대사회에서 기술은 구체적인 분야에서 실용적으로 활용 가능한 일종의 응용지식으로서 국가나 기업의 혁명적인 추동력이 되었다. 미 해군 파일럿 채드 언더우드(Chad Underwood)의 이른바 ‘틱택(The Tic Tac)’ UAP에 대한 다음과 같은 묘사가 경이롭다. “UAP는 물리적으로 전혀 정상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이것이 내 시선을 사로잡았던 부분이다. 무인 비행체든 유인 비행체든 물리법칙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 상승의 근원, 즉 추진력의 근원이 있어야 하는데 틱택은 도저히 가능하지 않은 속도로 작동했다. 15킬로미터에서 30미터로 이동하는 데 단 몇 초밖에 걸리지 않았다.”3) 다른 여러 조종사가 한결같이 말하고 있듯이 틱택은 정교하게 통제되고 있고, 음속폭음도 일으키지 않으며, 그 어떤 플라스마도 없었고, 심지어 레이더망에도 걸리지 않고 순간적인 가속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정부, 방산업체, 대중은 자연법칙에 구애받지 않는 UFO의 압도적인 기술력을 주목한다. 한편 UFO의 의식적·영적 측면은 심지어 인간의 정신에 미리 프로그램화된 무엇, 즉 DNA에서 유래하는 인간 정신의 문제와 맞물려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자크 발레는 “인류를 통제하는 메커니즘의 한 부분”이라는 가설을 제시한다. NHI에게 인간의 의식은 실험 대상이었다. 의식을 통해서 UFO와 연계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의식은 자체의 외적 환경과 내적 환경에 관한 인간 정신의 자각이다. 하지만 이로써 의식이 어디서 어떻게 발생하는지, 나아가 생명이 다한 이후에 어디로 가는지는 전혀 알 수 없다. 인간의 의식이 우주를 창조하고 지배하는 근본적인 추동력이라고 할 때 뇌는 의식의 창조자가 아니라 의식이 진입하도록 하는 필터로 작용한다. 한편, 게리 놀란은 지구상에 선진 역량을 갖춘 NHI가 존재한다면 이들이 인류와 소통하는 방식은 “비물질적 의식형태(some form of consciousness that is non-material)”일 것이라고 본다. 이러한 그의 주장은 과학자로서 매우 위험한 발언이지만 아노말리 상황에서는 기존의 과학 패러다임에 적합하지 않다고 해서 무조건 외면할 수 없다.

평생 정부 기관에서 UFO 연구를 해왔고 프랑스의 미스터 UFO로 불리는 장-자크 벨라스코 박사는 UFO가 실재하느냐는 질문에 “네, UFO들이 존재합니다”라고 대답했다. 그 기관에서 검토한 5천 800건의 사례에서 절반 정도가 UFO의 존재와 관련이 있음을 확인했다. 놀란은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UFO와 대면한 조종사들을 검진하고 자신이 발명한 측정 도구로 UFO 잔해 물질도 다각도로 분석했는데 “NHI는 100% 지구에 있다”고 확언했다.4) 그뿐만 아니라 “NHI가 오랫동안 여기에 있었고, 지금도 여기에 있다”라고 덧붙였다. 스티븐 호킹 박사도 우리가 외계인을 믿는 것은 지극히 합리적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외계인들과의 접촉은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외계인들이 자원을 얻으려고 지구를 공격할 수도 있다는 부분은 과도한 우려다. 호킹은 “외계인이 우리를 방문하면 그 결과는 콜럼버스가 아메리카에 상륙했을 때만큼 원주민들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것이다”라고 했다.

현재 UFO의 활동 범위는 인류문명의 기술과 역량으로는 가늠할 수 없다. 지금도 이들이 태양계와 태양계를 수시로 가로지르고 있을지, 인류보다 지구에 더 먼저 정착했을지, 현생 인류로 진화하는 과정에 어떤 방식으로나 UFO가 개입했을지 모른다는 의견도 있다. 그렇다면 NHI가 외계인이 아니라 우리 안에 함께 살고 있다는 가설도 가능하다. 이들의 존재를 신으로 규정하든, 고도의 하이테크 문명 건설자로 규정하든 이들과 인류는 공존할 운명이다.

이제 UFO든 UAP든 이로 인한 아노말리 현상을 과학의 영역으로 받아들여야 할 시점이다. 정부·기업·학계 간 연구를 통해 아노말리 현상과 문화를 새로운 패러다임의 언어로 구축해나가야 한다. 또한 지금까지 과학 분야에서 외면 받았던 영성, 동양의학, 비물질적 의식, 근사 체험(NDE) 등도 학문 영역으로 끌어들여야 할 것이다.

 

1) Jacques Vallee & Chris Aubeck, Wonders in the Sky: Unexplained Aerial Objects from Antiquity to Modern Times, TarcherPerigee, 2010.
2) “Professor Garry Nolan & Ross Coulthart: Full interview” (2023년 12월 13일), https://www.youtube.com/watch?v=XR0JtbuLhPo(2024년 1월 31일 접속)
3) Helene Cooper, Ralph Blumenthal and Leslie Kean, “Glowing Auras and ‘Black Money’: The Pentagon’s Mysterious U.F.O. Program,” https://www.nytimes.com/2017/12/16/us/politics/pentagon-program-ufo-harry-reid.html(2024년 1월 31일 접속)
4) Jean-Jacques Velasco, "Yes, UFOs exist," La Dépêche du Midi, Toulouse, France, on April 18, 2004.

신충식
신충식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1958년생
저서 『보수주의와 보수의 정치철학』(공저) 『생태문명 생각하기』(공저) 『공직윤리』(공저) 등
역서 『인간을 인간답게』 『다른 하이데거』 『난간 없이 사유하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