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진첩
꽃잎은 어이 저리 급히 날리나

  • 나의 사진첩
  • 2021년 여름호 (통권 80호)
꽃잎은 어이 저리 급히 날리나

2010년 9월 미국 와이오밍에서 진런순 소설가(오른쪽)와 함께  

 

2010년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의 IWP(International Writing Program)에 참가하게 되었다. 중국에서 온 소설가 진런순은 알고 보니 조선족 출신이었다. 짧은 여행 프로그램에서 같이 와이오밍을 신청했고 방을 같이 쓰게 되어 며칠 밤낮을 함께 했다. 그 후에도 거의 런순과 가까이 지냈다. 자기 소설을 이야기하는데 듣다 보니 춘향전과 비슷해서 말했더니,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 들은 이야기라 꼭 소설로 써보고 싶었다고 했다. 아쉽게도 런순은 우리 말을
몰랐는데, 어려운 영어 표현일 때 한자를 써서 보여주며 서로 소통했다. 이백과 두보의 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 같다. 런순과 찍은 사진들을 보니 많이 웃었고 다정했다. 다시 만나 함께 이탈리아에 가자고 기약 없는 약속을 했던가. 너무 오래전 일처럼 느껴진다

조용미
시인, 1962년생
시집 『삼베옷을 입은 자화상』 『나의 별서에 핀 앵두나무는』 『기억의 행성』 『나의 다른 이름들』 『당신의 아름다움』 등